오픈소스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질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매우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코드가 특정 회사의 자산이 아니라 공동의 지식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개발자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 철학은 1980년대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인터넷과 함께 빠르게 확산되었다. 개발자들은 더 이상 혼자 프로그램을 만드는 존재가 아니었다.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고, 코드는 공유되며 끊임없이 개선되었다. 이러한 협업 구조는 이전의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거의 볼 수 없던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픈소스는 단순한 개발 문화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술 스택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아래에는 항상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존재한다. 웹 서버에는 Nginx나 Apache가 있고, 데이터베이스에는 PostgreSQL이나 MySQL이 있으며, 컨테이너 환경에서는 Kubernetes가 등장한다. 심지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Android 역시 오픈소스 기반 위에서 작동한다. 이런 구조를 보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현대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미 오픈소스 위에 세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오픈소스가 산업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등장했다. 그것은 기술적인 질문이 아니라 경제적인 질문이었다. 바로 이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지속 가능한가라는 문제였다.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개인 개발자의 실험이나 취미 프로젝트로 시작된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사용자가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버그 수정, 기능 개발, 보안 업데이트, 커뮤니티 관리 등 점점 더 많은 일이 필요해진다. 결국 프로젝트는 더 이상 개인의 취미로 유지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과 서비스에서 사용되지만, 그 프로젝트를 유지하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보상이 돌아오는 구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프로젝트는 수천 개의 회사가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유지보수자는 몇 명의 개발자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종종 “오픈소스 유지보수자의 번아웃”이라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의존하는 소프트웨어가 사실은 몇 명의 개인 개발자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오픈소스 생태계의 가장 아이러니한 모습 중 하나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오픈소스 세계에서는 점점 더 현실적인 질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기업의 수익 모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결국 오픈소스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다. 이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이 등장했고, 그중 일부는 성공했고 일부는 실패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게 된다.

성공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돈을 벌기 어려운 이유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구조적으로 수익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소프트웨어라는 산업 자체의 특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소프트웨어는 물리적인 제품이 아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생산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한 번 만들어지면, 그것은 인터넷을 통해 무한히 복제될 수 있다. 복제 비용은 사실상 0에 가깝다. 이 특성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다른 산업과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이러한 구조는 특히 오픈소스 환경에서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코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개발자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수정할 수도 있고, 자신의 서비스에 포함시킬 수도 있으며, 심지어 다른 제품의 일부로 재배포할 수도 있다. 이 자유로운 사용 권한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수익 모델을 만들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떤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데이터베이스가 매우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고, 많은 기업이 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보자. 스타트업도 사용하고, 대기업도 사용하며, 심지어 정부 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프로젝트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기업은 그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해서 그대로 사용한다. 문제가 생기면 내부 개발자가 수정하거나 커뮤니티 포럼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다.

이 구조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성공을 역설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프로젝트가 널리 사용될수록 유지보수의 부담은 증가한다. 새로운 기능 요청이 늘어나고, 버그 리포트가 쌓이며, 보안 취약점 대응도 필요해진다. 하지만 사용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자동으로 수익이 생기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 세계 서비스가 특정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에 의존하게 되지만, 정작 그 라이브러리를 관리하는 사람은 몇 명의 개발자에 불과한 상황도 발생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문제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특히 GitHub 시대 이후 수많은 프로젝트가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인터넷 인프라 자체가 수많은 작은 라이브러리에 의존하는 구조가 되었다. 그런데 그 라이브러리 중 상당수는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팀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 상황은 종종 “오픈소스 유지보수자의 번아웃” 문제로 이어진다. 유지보수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이슈를 처리해야 하고, 커뮤니티의 요구를 관리해야 하며, 보안 문제까지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노동은 거의 보상받지 못한다.

그래서 오픈소스 생태계에서는 점점 더 중요한 질문이 등장하게 되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어떻게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단순히 후원이나 기부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기업 인프라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라면 안정적인 개발 조직과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고, 그중 가장 먼저 성공한 사례 중 하나가 바로 Red Hat 모델이었다.

오픈소스 비즈니스 모델의 첫 번째 해답 — Red Hat 모델

오픈소스가 등장한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한다면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오랫동안 오픈소스 운동을 둘러싼 가장 큰 논쟁 중 하나였다. 일부 사람들은 오픈소스가 상업적인 소프트웨어 산업을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오픈소스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이 논쟁에 중요한 답을 제시한 회사가 등장했다. 바로 Red Hat이다.

Red Hat의 전략은 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한 것이었다. Red Hat은 Linux 운영체제를 판매하지 않았다. 누구나 Linux를 다운로드해서 사용할 수 있었고, Red Hat 역시 그 코드를 공개했다. 대신 Red Hat이 판매한 것은 지원과 안정성이었다. 기업 환경에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보안 패치가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하고, 업데이트가 검증되어야 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Red Hat은 바로 이 부분을 비즈니스로 만든 것이다.

기업 고객은 Red Hat Enterprise Linux를 구독(subscription) 형태로 사용했다. 이 구독에는 여러 가지 가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장기 지원 버전, 검증된 패키지, 보안 업데이트, 기술 지원 등이 그 핵심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Linux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Red Hat의 지원을 받는 것이 훨씬 안전한 선택이었다. 특히 대규모 서버 환경에서는 안정성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결국 매우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Red Hat은 오픈소스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고, 결국 IBM에 약 340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그러나 Red Hat 모델은 모든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Red Hat의 성공은 Linux라는 특별한 소프트웨어와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운영체제는 기업 인프라의 핵심이기 때문에 기업은 안정성과 지원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운영체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개발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 또는 작은 도구들은 지원 계약 모델로 수익을 만들기 어렵다. 기업은 이런 소프트웨어에 대해 별도의 지원 계약을 맺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 한계는 결국 새로운 질문을 만들었다. Red Hat 모델은 분명 성공했지만, 모든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같은 방식으로 돈을 벌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이 질문에서 등장한 것이 이후 오픈소스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또 하나의 모델, 즉 Open Core 모델이었다.

Open Core 모델의 탄생 — 무료와 유료 사이의 구조

Red Hat 모델은 오픈소스가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 번째 사례였다. 그러나 그 성공은 동시에 하나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Red Hat이 판매한 것은 소프트웨어 자체가 아니라 지원과 안정성이었고, 이 모델은 운영체제처럼 기업 인프라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에서 특히 잘 작동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개발 라이브러리나 데이터 처리 도구, 개발 플랫폼 같은 프로젝트는 지원 계약만으로 수익을 만들기 어려웠다. 기업이 단순한 라이브러리 하나를 사용한다고 해서 별도의 지원 계약을 맺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Open Core 모델이다. 이 모델은 Red Hat 방식과는 다른 방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핵심 아이디어는 비교적 단순하다. 프로젝트의 핵심 기능은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일부 기능은 상용 라이선스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즉 프로젝트의 “코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로 유지되지만,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고급 기능은 유료 제품으로 분리된다. 이런 구조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참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기업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든다.

Open Core 모델은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했고, 특히 2010년대 이후 DevOps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성장과 함께 빠르게 확산되었다.이 시기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크게 변화하던 시기였다. 인터넷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데이터 인프라와 개발 플랫폼이 점점 더 중요해졌다. 동시에 개발자 중심의 제품 전략, 즉 개발자가 먼저 사용하고 이후 기업이 도입하는 구조가 등장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자연스럽게 사용자 기반을 확장할 수 있었고, 기업 고객에게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었다. Open Core 모델은 바로 이 변화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오픈소스 비즈니스 구조였다.

Open Core 모델은 실제로 어떻게 돈을 버는가

Open Core 모델의 핵심은 단순히 무료와 유료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능을 무료로 남기고 어떤 기능을 유료로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전략에 있다. 이 선택은 단순한 제품 기능 설계가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직결되는 문제다. 대부분의 Open Core 기업은 개발자가 직접 사용하는 핵심 기능은 오픈소스로 유지하고,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관리 기능이나 보안 기능을 상용 제품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개발자는 자유롭게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고, 기업은 필요할 때 유료 기능을 구매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많은 Open Core 소프트웨어에서는 기본적인 데이터 저장 기능이나 API, 핵심 엔진은 오픈소스로 제공된다. 개발자는 이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개인 프로젝트나 스타트업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환경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대규모 서비스에서는 인증 시스템, 감사 로그, 보안 정책 관리, 모니터링 기능 같은 요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능은 보통 Open Core 제품에서 유료 기능으로 제공된다. 즉 기본적인 기술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운영 환경에서 필요한 관리 도구는 기업 고객을 위한 상용 제품으로 제공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모델은 종종 개발자 중심의 확산 전략과 연결된다. 많은 Open Core 회사들은 먼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제품을 확산시키는 데 집중한다. 개발자가 오픈소스 버전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에 익숙해지고, 이후 기업 환경에서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해지면 유료 버전을 도입하게 되는 구조다. 이러한 전략은 “Product-Led Growth”라고도 불리며, 최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성장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픈소스 버전이 일종의 진입점 역할을 하고, 기업용 기능이 수익 모델을 형성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Open Core 모델은 SaaS 환경과도 잘 맞는다. 많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보다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형태로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픈소스 버전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계속 사용되고, 기업 고객은 클라우드 기반의 관리형 서비스나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이용하게 된다. 결국 Open Core 모델은 단순한 제품 구조가 아니라 개발자 생태계와 기업 시장을 동시에 연결하는 전략적 구조로 발전하게 된다.

Open Core 모델의 대표 사례

Open Core 모델이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여러 성공적인 기업 사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대 이후 등장한 많은 개발 도구와 데이터 인프라 회사들이 이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기업들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사용자 기반을 확장하고, 기업 고객에게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었다. Open Core 모델은 단순히 기술적인 선택이 아니라, 오픈소스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하나의 표준 전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GitLab이다. GitLab은 처음부터 오픈소스 기반으로 시작된 Git 저장소 관리 플랫폼이었다. GitHub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였지만, GitLab은 제품 구조를 명확하게 세 단계로 나누었다. Community Edition은 완전히 오픈소스이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환경에서는 추가적인 기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DevOps 분석, 보안 스캐닝, 프로젝트 관리 기능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기능은 Premium이나 Ultimate 같은 유료 버전에 포함된다. 이 구조 덕분에 GitLab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기업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Elastic 역시 Open Core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Elasticsearch는 검색과 로그 분석을 위한 강력한 오픈소스 엔진으로 시작했다. 많은 기업이 이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고, Elastic은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확장했다. 그러나 대규모 기업 환경에서는 보안, 클러스터 관리, 모니터링 같은 기능이 필요했다. Elastic은 이러한 기능을 상용 제품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면서 Open Core 모델을 활용했다. 이 전략 덕분에 Elastic은 빠르게 성장했고, 데이터 인프라 시장에서 중요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MongoDB와 Redis Labs 같은 데이터 인프라 회사들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다. 이 기업들은 기본 데이터베이스 엔진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확보했다. 동시에 기업 고객을 위한 관리 기능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만들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Open Core 모델이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오픈소스 기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구조임을 보여준다. 오픈소스와 상업 소프트웨어 사이의 경계를 완전히 지우지는 않지만, 두 세계가 함께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경제 구조를 만든 것이다.

Open Core 모델이 만든 긴장 — 커뮤니티와 기업 사이

Open Core 모델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지속 가능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등장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냈다. 이 긴장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오히려 철학적인 문제에 가까웠다. 오픈소스는 원래 코드의 자유로운 공유와 협업을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였다. 개발자는 코드를 공개하고, 다른 개발자는 그 코드를 사용하거나 수정하면서 함께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오랫동안 오픈소스 생태계의 핵심 가치였다. 그런데 Open Core 모델에서는 프로젝트의 일부 기능이 더 이상 공개되지 않는다. 기업 고객을 위한 기능이 상용 라이선스 아래에서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커뮤니티 내부의 미묘한 긴장이 생기기 시작한다.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프로젝트가 점점 더 기업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완전히 오픈소스였던 프로젝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기능을 유료 버전으로 이동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때때로 이러한 변화를 “fauxpen source”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오픈소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용 소프트웨어에 가깝다는 의미다. 물론 모든 Open Core 프로젝트가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커뮤니티와 기업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이러한 논쟁은 쉽게 등장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 많은 기능을 오픈소스로 유지하면 수익을 만들기 어렵다. 반대로 너무 많은 기능을 유료 제품으로 이동시키면 커뮤니티가 약해질 수 있다. 커뮤니티가 약해지면 프로젝트의 혁신 속도도 느려진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수많은 개발자의 기여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Open Core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은 항상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기업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다.

이 균형이 유지될 때 Open Core 모델은 매우 강력한 전략이 된다. 커뮤니티는 제품의 혁신을 계속 만들어 내고,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 그러나 균형이 무너질 경우 프로젝트는 커뮤니티와 기업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러한 긴장은 사실 Open Core 모델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오픈소스와 상업 소프트웨어라는 두 세계가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공존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는 항상 미묘한 긴장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Open Core 모델이 만든 새로운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

Open Core 모델은 단순히 하나의 수익 모델을 넘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 자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의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기업이 제품을 판매하고 고객이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오픈소스 기반 기업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제품은 이미 공개되어 있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성장하려면 먼저 개발자 커뮤니티를 확보해야 한다. 이 구조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과는 전혀 다른 성장 전략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개발자 중심의 제품 전략이다. 많은 Open Core 기업들은 제품을 먼저 개발자에게 제공하고, 개발자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개발자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오픈소스 버전을 사용하고, 그 프로젝트가 성장하면서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기능을 추가로 도입하게 되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영업 중심 소프트웨어 기업과는 매우 다른 접근 방식이다. 제품이 먼저 확산되고, 이후 기업 고객이 등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스타트업 투자 구조와도 연결된다. 많은 벤처 투자자들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빠르게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픈소스는 마케팅 비용 없이도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엔터프라이즈 기능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데이터 인프라, DevOps 도구, 개발 플랫폼 같은 영역에서 특히 많이 등장했다. GitLab, Elastic, MongoDB 같은 회사들이 바로 이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권력 구조에도 영향을 주었다. 과거에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오픈소스 기반 기업은 커뮤니티와 생태계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개발자들은 특정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사용자이자 기여자가 된다. 이러한 구조는 기술 혁신의 속도를 높였고,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기업을 등장하게 만들었다. Open Core 모델은 결국 오픈소스와 스타트업 경제가 결합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산업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클라우드에서 등장했다

Open Core 모델은 오픈소스 기업에게 중요한 돌파구를 제공했다. 많은 기업이 이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일부 회사는 대규모 기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산업의 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또 하나의 거대한 변화가 등장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이다. AWS, Google Cloud, Microsoft Azure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제공 방식 자체가 바뀌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할 필요가 없다. 대신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제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사용자에게 매우 편리하다. 서버를 운영할 필요도 없고, 설치 과정도 필요 없다. 클릭 몇 번이면 데이터베이스나 검색 엔진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 기업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이 회사는 Open Core 모델을 통해 기업 기능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클라우드 기업이 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Managed Service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사용자는 이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직접 설치하지 않는다. 대신 AWS나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관리형 서비스를 사용한다. 이 경우 사용자 경험은 더 좋아질 수 있지만,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만든 회사는 그 수익을 얻지 못한다.

이 문제는 점점 더 많은 오픈소스 기업에게 중요한 위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만든 회사는 기술을 개발하지만, 클라우드 기업이 그 기술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면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갈등은 결국 오픈소스 라이선스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새로운 논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MongoDB, Elastic 같은 회사들이 기존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변경하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이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결국 Open Core 모델은 오픈소스 기업에게 중요한 수익 모델이 되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클라우드 시대가 등장하면서 오픈소스 기업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충돌은 오픈소스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논쟁 중 하나로 이어진다.

다음 글에서는 바로 이 사건을 다루려고 한다.

Elastic vs AWS — 오픈소스 기업이 클라우드를 두려워하는 이유.

이 이야기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오픈소스 경제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다.